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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기축옥사의 불씨 기묘사화(1)

현도학회 2005.02.25 09:59 조회 수 : 2801

기축옥사(己丑獄死)의 불씨 기묘사화(己卯士禍)

중종반정(1506년)으로 사림의 세력들에 의해 연산군이 폐위되고 옹립된 중종은 성균관을 중시하였으며, 명망있는 젊은 신진사림들을 대거 등용하였다. 이때 신진사림의 대표적 존재였던 조광조가 성균관 유생 200인의 천거와 안당의 추천으로 관직에 올라 중종의 신망을 받게 되었다. 조광조는 사림의 거두 김종직의 문인으로 성리학에 매우 조예가 깊었던 김굉필의 제자이다.

조광조를 중심으로 신진사림들은 성리학에 의거한 이상정치 실현을 목적으로 과감하고 급진적인 개혁을 통해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청렴결백과 원리원칙에 입각한 도학적인 태도는 보수적인 중종반정의 훈구공신세력을 소인시함으로써 서로 대립관계에 놓이게 되었으며, 반정공신으로서 조광조의 탄핵을 받지 않은 자가 없었기에 훈구공신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조광조를 위시한 신진사류들에 의해서 1519년에 반정공신에 대한 위훈삭제(僞勳削除)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중종반정공신 가운데 그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많으므로 이들의 공신호를 박탈해야 한다고 중종에게 건의한 결과, 훈구공신 76명의 공신호를 삭탈하고 그들의 재산과 노비를 환수한 사건이었다.

이에 신진사류들에 의해 소인배로 지목된 남곤(南袞)과 훈적(勳籍)에서 삭제당한 심정(沈貞) 등은 조광조의 탄핵을 받은 바 있는 희빈홍씨의 아버지인 홍경주(洪景舟)와 손을 잡고 조광조를 위시한 신진사류를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모략을 꾸미게 된다.

후궁인 희빈홍씨를 이용하여 “온 나라의 인심이 모두 조광조에게 돌아갔다.”고 왕에게 밤낮으로 고하도록 하여 왕의 마음을 흔들리게 함과 동시에 궁중 정원의 나뭇잎에 꿀로 주초위왕(走肖爲王)의 4자(字)를 쓴 뒤, 이것을 벌레가 갉아먹어 글자가 나타나자 그 잎을 중종에게 보여 조광조에 대한 신망이 흔들리게 하였다. ‘주(走)’ 와 ‘초(肖)’를 합하면 조(趙)가 되어 주초위왕(走肖爲王)은 조위왕(趙爲王)이 되어 ‘조씨가 왕이 된다’는 뜻이다.

이것을 기회로 삼아 남곤을 중심으로 심정, 홍경주, 김전, 고형산 등의 훈구공신들은 조광조 등의 신진사류들이 붕당을 만들어 국정을 어지럽히니 그 죄를 밝혀 바로잡도록 중종에게 상계를 올렸다. 때마침 신진사류들의 급진적이고 도학적인 언동에 염증을 느끼던 중종은 홍경주의 상계를 받아들여 조광조를 비롯한 신진사류들을 치죄하게 하였다.

조광조 등이 투옥되자 그 동안 앙심을 품어왔던 남곤, 심정, 홍경주 등의 훈구공신들은 이들을 당장에 처벌하려 하였으나, 안당, 정굉필, 이장곤 등은 이에 반대하였고 성균관 유생들 또한 광화문에 모여 조광조 등의 무죄를 호소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치죄 결과 조광조는 능주로 귀양 보내져 곧 사사되고 많은 신진사류들이 대거 숙청되었다. 또한 이들을 두둔했던 안당과 김안국 등은 파직되었다.

이것이 남곤을 위시한 훈구세력들이 신진사람들을 제거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자 모략을 꾸며 신진세력을 대거 숙청한 기묘사화(己卯士禍)이다. 이 사화를 계기로 당시 훈구세력에 의해 왕권이 흔들리는 것을 바로잡고 성리학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왕도정치를 실현하려던 조광조를 위시한 젊은 사림들의 이상은 물거품이 되었으며, 다시 왕은 훈구공신들에 휘둘리는 신권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사화의 주도세력인 남곤 일당과 반대편에서 신진사류들을 살리고자 노력했던 안당과 김굉필 등과는 등을 지는 사이가 되어 이것이 훗날 기축옥사의 불씨로 자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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