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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행정수도 이전은 재고해야 한다.

현도학회 2004.04.28 15:35 조회 수 : 2310

행정수도 이전론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으로 다시 재기된 수도의 이전 문제에 대한 찬반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17대 총선에서 과반을 얻은 여당은 수도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당에서도 충청권의 민심을 의식한 탓인지 크게 반발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말하는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은 국토의 균형적인 개발이라는 명분을 달고 있다. 그러나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과연 행정수도의 이전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활용해야 하는지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른 방안들도 얼마든지 구상하고 연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 행정수도의 이전만이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도 되는 듯이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얼마 전 방송의 아침마당이라는 프로에 건교부 장관이 출연해 행정수도 이전의 타당성에 대해서 설명을 한 적이 있었다. 사회자나 그 어떤 누구도 행정수도의 이전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반론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단순히 건교부 장관이 출연해 수도이전의 당위성만을 홍보하기 위한 방송이었다고 밖에는 여겨지지 않는 프로였다. 타당성의 한 대목으로 역대의 대통령도 수도 이전을 고려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역대의 대통령이라면 박정희 대통령을 말하는 것인데, 박대통령이 왜 수도 이전을 고려했었는지 당시의 시대적인 정황이나 여건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수도의 이전을 고려했었다는 것을 빌미로 행정수도 이전의 타당성에 대한 구실을 삼으려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왜 수도를 이전하고자 했는지 의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대통령은 취임초기부터의 중요 국가적 프로젝트로 자주 국방을 최우선시 하고 있었다. 군부출신답게 국가의 안보를 최우선의 정책으로 하여 모든 국가의 발전계획을 수립해 나갔다.


당시 국내적인 상황이 잦은 간첩의 출몰과 북한에 의한 납치사건 등 남북관계에 있어서 극도의 대치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지리적으도 평양이 휴전선에서 150km나 떨어져 있는데 반해 서울은 휴전선에서 불과 50km라는 근접거리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시에 서울을 방어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의 남북대치의 상황과 군사작전상 지리적 열세의 상황에서 국가의 안보를 가장 중요시 하던 박대통령은 수도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 서울의 인구 증가와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 수도 이전을 고려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은 군사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에서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끌기 위한 계획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북한의 방사포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수도를 중심으로  국가의 미래지향적인 장기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공격만 시도하면 초토화 되어 국가의 주요행정망이 마비될 수 있는 곳에 수도를 방치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수도이전에 대한 계획을 살펴보면 아주 정밀하고 지금의 도시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설계를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그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계획의 이면에는 1차적으로 군사적인 계획아래 행정수도에 대한 계획이 정밀하게 수립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전기나 통신시설을 지하로 매설하여 군사적 공격이 있더라도 전기와 통신의 두절로 인한 국가행정기능의 마비를 방지하고자 했으며, 또한 지상생활이외에도 지하에서 지상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하고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서울과 같이 산으로 둘러 쌓여 방어가 용이한 곳에 행정수도를 선정하고자 하였으며 정부의 중요행정부서를 똑같이 여러 곳에 만들어 지하철로 연결하여 한 곳이 공격을 당하면 다른 곳으로 재빠르게 이동하여 전시상황에서도 국가의 행정기능의 마비를 막고자 하였다. 이 정도만 들어도 박정희 대통령의 행정수도에 대한 계획이 군사적인 계획아래 요새화된 행정수도를 만들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자 하였던 것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박대통령은 재임기간동안 내내 면밀한 검토와 계획을 통하여 실현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지금의 국내외적 상황을 살펴보자. 방심할 일은 아니지만 남북한은 이미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으며, 북한도 개방의 물결이 점차 흘러들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당시의 안보상황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수도이전계획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은 오판이 아닐 수 없다. 군사적으로 극도의 대치상황도 아니며, 장차 통합한국을 대비한다면 도저히 나올수도 없는 발상이다. 박대통령의 의도대로 수도를 군사적으로 안전권 내에 두고 북한과 군사적인 대치를 하고자 하는 의도인지 아니면 북침을 염두해둔 정책인지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박대통령 당시 환산된 수도이전의 비용은 국민총생산의 4% 정도를 짧게 잡아 15년 동안 투자해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것을 현재의 물가 수준으로 따진다면 엄청난 추가비용이 투입되야 가능한 일이다.


이 정도의 비용이면 현재 각 지역의 교통과 통신을 좀더 확충하고 정비하여 전국을 단일화하여 원하는 곳에 거주하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면 좀더 균형적인 국토의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것은 단지 그 지역과 주변지역에 대한 엄청난 비용의 투자일 뿐 균형적인 국토의 발전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남북한의 통합을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다. 반쪽짜리 국토에 대한 균형적인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통일한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면밀한 계획과 검토를 해야 한다.


수도이전에 대한 계획이 권력을 잡기위한 이벤트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한때의 잘못된 국가의 정책에 대한 결정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국가의 정책들이 잘되면 좋고 안되면 말지 하는 식의 정책으로 인해 실패해도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한 정책의 실행 때문에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왔다. 지금까지 역대의 대통령들은 자신의 정책의 실패나 과오로 인해 국가가 어려움에 처해도 어느 누구하나 나서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의 대통령을 살펴보건데 지도자다운 인물은 없지 않았나 여겨진다.

국가의 정책은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정책이 아닌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계획하여 실천해 나가는 정부의 자세가 필요하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가의 경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만 가고 있다. 그런데 수도이전과 같이 거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을 철저한 검증이나 계획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실행하려 하는 것은 국가를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할 수 있다. 신중히 판단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현 정권은 수도이전을 빌미로 하여 충청권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도 만들어 냈고 국회의 의석도 성공적으로 장악하였다. 이정도 이용했으면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려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수도이전에 대한 문제는 백지화 시켜야함이 타당하다.

시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판의 정책은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나아갈 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제 여당이 국가의 권력은 물론 국회의 과반의 의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수도이전을 강행하며 국가의 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국민생활을 어려움에서 구하지 못한다면 해산시켜야할 주 대상이며 벌받아 마땅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가의 수도이전은 천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신중한 계획이어야 할 것이다.


지금 전국의 곳곳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단을 유치한다며 부지를 조성해 놓은 곳이 많이 있다. 그러나 부지만 조성해 놓고 공장하나 집한채도 들어서지 않고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말로만 번지르게 하여 막상 조성은 해 놓았지만,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계획도 없이 돈만 쏟아붓고 터만 닦아 놓아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도 못하고 유령공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국내 유수의 첨단 기술기업들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으로 모두 빠져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공단을 조성해 놓고도 이들을 유치하지 못하여 곳곳에 유령공단으로 남아있는 것은 사전에 충분한 검토도 없이 탁상공론으로 어떻게든 세금만 쓰기위한 행정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수도이전도 똑같은 양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철저한 계획과 검토도 없이 단순히 민심을 선동하기위한 정책으로 출발하여 이제는 그것을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으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엄청난 비용을 수도이전에 쏟아붓고 그곳이 수도로서 충분한 기능도 발휘하지 못하고 유령도시화 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 재정의 부실을 초래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고, 이로인해 국력의 손실은 물론 그 책임은 도로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 아닌가.

지금 남북의 상황은 이미 화합의 분위기로 접어들어가고 있다. 전쟁준비를 위한 수도이전이 필요한 시기는 아닌듯 하다. 이번 통천 폭발사고는 북한이 전쟁을 치를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속내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전쟁후 복구할 능력이 없음은 물론, 전쟁중에도 후방지원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분명히 들어났다.

이제는 남북의 통합을 대비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수도이전과 같은 어리석은 발상은 나와서는 안 된다. 돈만 쏟아붓고 애물단지 도시를 건설하여 유령도시화 되어 국가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수도이전 관련법 위헌 결정 그 이후---

수도이전 관련법이 위헌결정이 난 후 충청권의 민심은 요동치며 분개의 화살을 수도이전을 반대한 야당과 국회의원들에게 돌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분개해야할 일은 여당과 정권의 정치적인 전략에 충청권의 주민이 놀아난 것이며, 충청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여당과 현 정권에 분개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수도가 연기*공주로 옮겨져서도 안 되고 갈 수도 없는 것을 여당과 정권이 충청권의 민심을 얻어 정권을 잡기 위한 전략의 방편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애초부터 물망에 올랐던 진천, 천안을 비롯한 입후보지들이 수도이전 부지로서는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짜놓은 각본에 우롱당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도이전 관련법이 위헌판결이 난 이후 충청권의 공무원을 선봉으로 민심을 선동하여 주민과 함께 반기를 드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자 국가의 기강을 흔드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올바른 국가관과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라면 들뜬 민심을 안정시키고 제자리로 돌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결코 수도는 공주*연기로 옮겨가서는 안 되며, 더 이상 현 정권과 여당이 수도이전에 목을 매가며 차기정권을 잡기위해 매달리지 말고 경제를 재건하는데 더욱 힘써 주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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