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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지리

윤달, 청명, 한식에 하는 성묘에 대하여

현도학회 2002.12.12 14:26 조회 수 : 2072

문]*********************************************************************************

윤달이나 청명, 한식에 성묘를 하는 것이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과연 그러합니까?

답]*********************************************************************************

한식의 유래를 살펴보면, 옛날 중원에서 진문공(晉文公)이 패업(霸業)을 이룬 뒤에, 여러 곳으로 피난생활을 하며 고락을 같이하던 사람들이 서로의 공을 시기하고 다투는 것을 보고, 충신(忠臣)이었던 계자추(介子推)는 진문공에게 누(累)가 되지 않기 위해 어머니를 등에 업고 면산(綿山)으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계자추의 마음을 가상히 여긴 진문공이 그가 산에서 나오도록 하기 위해 산밑에서 불을 질렀으나 끝내 나오지 않고 타죽어 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슬퍼한 진문공이 계자추를 추모(追慕)하기 위해 이 날을 한식(寒食)이라 명하고, 백성들에게 이 날만큼은 불을 피우는 것을 금(禁)하고 찬밥을 먹도록 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 바로 한식이다. 즉 한식은 계자추를 추모하는 날일 뿐, 우리민족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으며, 조상에게 성묘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날이다. 진나라 백성도 아니고 신하도 아니면서 중국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길일(吉日)을 선택해서 해야 될 일들을 계자추 같은 충신(忠臣)이 불타죽은 흉일(凶日)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 일인가? 이러한 풍습이 우리민족에게서 만연하고 있는 것이 모두 맹목적으로 중국의 것을 따르던 사대주의자들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또한, 중국에서 건너온 천기대요(天機大要) 등과 같은 서적에도 한식에 성묘를 하거나 산소를 손질하면 아무런 탈이 없다고 전한다. 일부 몰지각한 풍수학자들이 이것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부당한 것이다.  

중국에서 건너온 택일(擇日)이나 지리풍수(地理風水)에 관한 서적은 위서(僞書)가 많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선가(仙家)에서는 이것을 망국택일법(亡國擇日法)이라 하여 경계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풍수학자들에 의해서 이러한 속설이 만연해진 것 말고도 다소 어처구니가 없는 속설이 또 한 가지 있는데, 윤달과 청명에 조상의 산소를 손질하거나 성묘를 하면 좋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생겨난 유래를 살펴보면, 하인을 부리던 양반들이 조상을 중히 여기는 우리의 전통사상에서 하인이라고 해서 조상의 산소에 가는 것을 막기 어려웠던 때문에 일손이 바쁜 시기에 일손이 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생각해낸 묘안이 윤달과 청명 한식이다.

윤달은 3년에 한 번씩 돌아오고, 청명 한식은 언땅이 풀리고 새싹이 나기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하인들이 덜 바쁜 시기이다. 따라서 하인을 부리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용이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윤달이나 청명 한식에 산소를 손질하고 성묘하라고 한 것을 정법(正法)으로 알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지리풍수의 정법은 윤달과 본달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력(自然歷)인 절기(節氣)를 기준으로 그에 해당하는 길일(吉日)을 택해야 한다. 이와 유사한 속설로 자식이 결혼할 때는 부모가 결혼한 달은 피해서 택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면 부모가 태어난 달에 태어날 아이들은 세상에 나오면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와야 한다. 결혼은 분명히 경사이며, 부모가 결혼한 달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그런 달은 경사가 겹치는 좋은 달이다. 괜한 말을 만들어서 혹세무민(惑世誣民)하기 위한 낭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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